기술적 진보와 인간의 마음

Technological Progress and the Human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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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ia: Epilepsy Commun. 2020;2(1):8-10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0 March 17
doi : https://doi.org/10.35615/epilia.2020.00087
Department of Biomedical Engineering, Keimyu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Daegu, Korea
구정훈
계명대학교 의용공학과
Corresponding author: Jeonghun Ku, PhD Department of Biomedical Engineering, Keimyu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1095 Dalgubeol-daero, Dalseo-gu, Daegu 42601, Korea Tel: +82-53-258-7535 E-mail: jeonghun.ku@gmail.com
Received 2020 January 30; Revised 2020 March 5; Accepted 2020 March 5.

Trans Abstract

Recent technological advances have radically changed our lives, earning our trust to the point that we can hardly conceive of our lives without machines. In particular, as our understanding of the brain—the physical substrate of our minds—deepens, technology is increasingly able to interact directly with the human brain, with profound impacts in many areas. This article will provide an opportunity to reflect on how technical advances interact with our minds and how they will affect our lives in the future.

서론

기술적 진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지금까지 기술적 진보는 인간의 호기심에 의해서 이끌려왔다. 자연, 인간, 더 나아가 우주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호기심이 현재의 많은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렇게 기술적 진보를 이룩한 인간의 마음은 또한 기술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게 되고, 생활 방식을 바꾸게 된다. 예를 들면 내비게이션(navigation) 기술을 들 수 있는데, 요즘에는 내비게이션 없이 모르는 길을 운전한다거나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이러한 단순한 정보의 제시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이를 기술에 적용하면, 인간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기술이 의도한 대로 바꾸게 된다. 이 글에서는 인간의 마음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우리는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많은 문헌을 살펴보면,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려면 먼저 도움을 주고, 적절한 질문을 하고, 공감적으로 경청하여 신뢰를 쌓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이해관계와 감정을 배제할 수 없어, 이러한 상황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기술은 이러한 이해관계와 감정을 배제함으로써 간혹 더욱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술은 인간보다 감정이나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인간의 마음을 읽거나 변화시키기 위한 일련의 작업을 더 잘 해낸다. 현재 많은 사람이 자신의 동료에게보다 컴퓨터에 본인의 개인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고 있다. 인간은 social networking service (SNS)에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컴퓨터가 개인의 개성을 인간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사실 우리는 친구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자신의 상태를 SNS를 통해 표출하고, 자신의 개성을 실제 사회 내에서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들을 잘 활용하면 컴퓨터가 개인이 원하는 바를 친구나 동료들보다 더 잘 파악하게 될 수도 있다. 한 재미있는 연구에 따르면, SNS 정보를 활용한 컴퓨터 기반의 개인 특성 파악이 인간에 의한 판단보다 더 정확하다는 보고가 있다.1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친구에게조차 보여주지 않는 자신의 취향이나 개성들을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이 의식적으로 표현하는 정보들 외에도 무의식적으로 밖으로 표출되는 정보들을 컴퓨터가 알아내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말이나 표정 및 행동 등 인간이 표출하는 신호를 기반으로 인간의 감정이나 상태를 인식하고 파악하는 기술이 발전되어 왔다. 인간이 표출하는 말이나 표정 및 행동 양식에는 개인의 속마음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미묘한 변화를 검출하는 기술은 꾸준히 발전되어 왔고, 오늘날에 이르러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양한 고객을 접하는 콜센터의 직원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표현할 때, 고객의 목소리에는 상당한 양의 감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고객의 감정을 빠르게 알아차린다면 고객의 감정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능숙한 콜센터 직원에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의 직원들이 고객에게 잘 응대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표정 인식 기술의 도움을 받아 직원들의 고객 응대를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우리의 신체가 의도하지 않게 우리의 감정이나 건강 상태를 여러 신호를 통해 표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거나 손에서 땀이 나는 현상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센서가 포함된 기기는 이러한 생체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낼 수 있다. 최근 많이 출시되고 있는 웨어러블(wearable) 제품들을 살펴보면 생체신호를 측정하여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비롯한 본인의 신체 상태를 파악하게 함으로써 더 큰 위험에 빠질 확률을 미리 줄이고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컴퓨터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간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인간의 마음, 개성, 생체의 변화 등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 가공할 수 있게 되었고, 최근 제안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더불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컴퓨터가 우리의 마음과 상태를 잘 이해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술이 제시된다면,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했던 컴퓨터와의 사랑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마음이 외부로 표출되기 전에, 우리는 이러한 표출이 인간의 뇌에서 기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비약적인 뇌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뇌에서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어느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제시되고 있다. 인간의 사고는 뇌에 분포된 신경세포 및 그의 연결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인간의 사고 과정을 살펴보는 방법으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뇌전도, 신경 세포의 전기적 활동으로 발생한 자기장을 측정하는 뇌자도, 그리고 뇌 신경세포의 활동으로 인한 주변 조직의 혈액 유입량을 측정하는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장치(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및 기능적 근적외분광법(functional near infrared spectroscopy, fNIRS) 등이 있다. 이러한 뇌 신경 활동을 관찰하는 장치를 이용하면, 인간이 경험하거나 생각하고 느끼는 과정들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재미있는 연구를 보면, 인간이 꿈을 꿀 때 보게 되는 장면을 뇌파 등의 장비를 이용하여 재구성하는 기술들도 제안되고 있다.2 이렇듯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관찰하는 적절한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 등을 컴퓨터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 machine interface, BMI)라는 이름으로 발달해 왔다. 뇌의 신호에 담겨 있는 개인의 의도를 파악하여 기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로, 여러 분야에 활용이 시도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분야가 마비 환자의 활동 영역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들이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움직이거나, 집안의 전등을 켜거나, 텔레비전을 조작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3 더불어 뇌졸중 등의 뇌 손상 환자들이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으로 재활 로봇이나 다른 치료 방법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재활 운동을 하는 패러다임도 제시되고 있다.4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컴퓨터가 우리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더욱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할 것이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의 상호작용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가 우리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대화나 사회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를 지도하거나, 학습 중 피로감이 상승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진 순간을 파악하여 학습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조작, 학습 효율을 높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사실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라는 분야에서는 이미, 광고가 제시하는 방법에 따른 뇌 반응을 살펴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최적의 제품 광고 방법을 선택하여 상품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5

인간의 사고나 생각이 뇌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기계가 인간의 뇌 신호를 획득 및 분석하여 인간의 생각을 알아내는 수준을 넘어, 뇌 신경의 활성도를 조작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조절하려는 시도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의 뇌는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경세포 간 신호의 전달은 전기적, 화학적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기적, 화학적 신호 전달의 체계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면 신경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임의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사실 이러한 가능성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예전의 실험에서 쥐의 쾌락 중추(pleasure center)에 전기를 가할 수 있는 전극을 위치시키고 실험 상자 안의 발판을 누르면 쥐의 쾌락 중추가 자극받도록 하였을 때, 쥐는 계속 발판을 눌러 쾌락을 지속적으로 얻고자 하는 행동을 보였다.6 이것은 뇌를 적절히 자극할 경우 행동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인간 역시 이러한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여 정신 질환이나 신경 질환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례로, 뇌에 직접 전극을 심어 전기자극을 가하는 방식은 파킨슨병7이나 우울증8의 치료에까지 활용되고 있다.8 최근에는 인간의 뇌 밖에서 약한 전기 또는 자기 자극을 가함으로써 신경세포를 활성 또는 억제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며,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고,9 군사 훈련 시 두려움을 없애는10 등 실제 적용의 가능성을 보인 연구들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우리의 뇌에 대한 지식이 발달함으로써 뇌의 기전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이를 바탕으로 뇌를 자극하는 기술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의 기능을 컴퓨터 칩으로 대체하여 기억을 이식하는 실험이 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발표되었다.11 이러한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치매 등 뇌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치료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나아가, 인간의 사고나 마음이 컴퓨터 칩에 의해 대체될 날도 오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결론

이 글에서는 인간의 뇌가 기술 발전을 이끌고, 이러한 기술이 인간의 뇌와 상호작용하며 그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노력의 결과들을 살펴보았다. 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인간과 기계의 결합은 더욱 밀접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우리의 생활 양식이 많은 영향을 받으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uthor contributions

All work was done by Ku J.

Acknowledgements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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